목록구분 | 소장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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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번호 | F-BB-1206 |
표제 | 2회 경주지진과 핵발전소 |
내용 | 9월 12일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지진을 경험하였다. 나 뿐 아니라 경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들 말한다. 탁자위에 있던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창문이 심하게 흔들리고 지붕의 기와가 떨어지는 등의 경험을 하였다. 이 큰 지진 이후에도 44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사람이 확실하게 지진을 느낄 수 있는 진도 3.0이 넘는 것만 계산해도 20회 정도가 된다. 경주 시민들은 반복되는 지진에 지쳐가고 있으며, 다른 고장에 있는 친척집으로 피신한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심하게 흔들리는 지진이 하필 원전이 6개나 있고, 방폐장이 있는 경주에서 발생하여 국민들의 걱정을 한층 더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규모가 커서 경주에 있는 월성 1,2,3,4호기의 4개 원전이 가동을 중지하고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다. 큰 지진이 발생하면 안전을 위해서 수동으로 원전을 중지하게 되어있는데, 그 정지기준인 0.1g(g는 중력가속도, 1g가 지구의 중력가속도임)를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들이 0.2g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는데, 설계기준의 절반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였으니 국민들 뿐 아니라 원자력계도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원전에 대한 지진의 위험 평가에는 지진의 규모 뿐 아니라 원전과의 거리, 진원지의 깊이, 진원지가 된 단층의 길이 등이 포함되는데, 일반적으로 단층의 길이가 길수록 지진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번 경주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이가 긴 양산단층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된다. 이 양산단층은 그동안 지질학계에서 활성단층임을 여러 번 확인했었지만 원자력계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단층이 활성단층임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원전의 안전 평가 기준이 달라져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원자력계의 지진에 대한 대처방식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는데, 여진이 아직도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벌써부터 이번 지진이 양산단층이 아닌 다른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과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 아닐 가능성 등을 슬금슬금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경주 지진 당시 월성1호기의 지진계가 고장이 나있었음에도 국회의원 등의 방문 당시에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국정감사 자료를 통하여 이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원자력 안전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스스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핵산업계는 우리나라는 지진 발생국이 아니며, 우리나라 원전의 지진에 대한 대비상태는 충분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었다. 그러다가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오히려 숨기고 있다가 나중에 들키면 들킨 만큼만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번 지진계 고장에 대한 한수원의 태도는 이러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핵산업계의 발표내용을 이제는 국민들이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번 지진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후쿠시마 핵사고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지진에 의한 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원전들의 지진에 대한 대비상태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지진 발생 가능성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원전의 안전성 평가에 반영해야한다. 5.8의 지진이 왔는데 6.5의 지진이 안온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지질학계 전문가들도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지진은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경주에서 관측 역사상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처럼,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시간은 걸리겠지만 점차로 우리나라의 원전 개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판단한다.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또한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원전을 결국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져야한다고 판단한다. 이것을 우리는 “탈핵”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제 탈핵을 위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실행해야한다. 탈핵을 결정한 독일, 스위스, 벨기에, 스웨덴, 이탈리아 등에서는 건물의 단열기능을 높이고 각종 전기제품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통하여 전기수요를 줄이고, 동시에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요는 줄이고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고, 위험한 원전과 화력은 줄여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탈핵이며 에너지 전환이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도 에너지 전환 정책을 선택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대로 실천해야한다. 이중에서도 특히 정치지도자를 선택할 때 탈핵이나 에너지 전환을 진심으로 주장하는 후보들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탈핵정책을 정치적 영역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
기록물유형 | 문서류 |
기록물형태 | 보도자료 |
원본소장처 | 불교환경연대 |
생산자 | 불교환경연대 |
생산일자 | 2017-01-13 |
키워드 | |
원본형태 | 전자 |
크기분량 | 889KB/1쪽 |
포맷 | |
언어 | 한국어 |
관리번호 | 915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