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반핵탈핵운동의 변화

콘텐츠

시대별 반핵탈핵운동의 변화

2010년대 : 후쿠시마 사고 이후 - 탈핵으로 확장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하고 모든 게 바뀌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과거 반핵운동이란 표현이 탈핵운동으로 바뀌었다는 것 이다.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핵무기 등 핵분열 물질의 위험성과 차별성에 대해 문제제 기하고 핵에너지 이용을 막는 운동을 흔히 반핵운동이라고 불렀는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탈핵이란 말이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확산되었 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반핵운동이 갖고 있는 극단적이고 소수파적인 이미지 보다 ‘핵발전소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의 탈핵이 핵발전의 대안을 함께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과격한 시위, 근본주의자들의 고함과 구 호와 달리 탈핵은 합리적 대안과 정책적 접근을 포괄하는 용어로 각인되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새롭게 핵발전소 문제에 눈뜬 이들에게 선택되었다.

또 이 시기에는 생활 방사능 감시 운동이 다시 확산되었다.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이후 생협을 중심으로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한 광범위한 모니터링이 생겨서 가공식품이나 감자 등의 방사선 조사식품 문제 같은 것도 반핵운동의 주요한 의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동안 핵폐기장과 핵발전소 건설반대운동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 반핵운동에서는 이런 주제가 활성화 되지 못하다가 탈핵 운동으로 이름이 확장되면서 전통적인 반핵운동의 주제 인 핵무기, 핵발전소, 핵폐기물 문제 이외에도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에너지 자립, 방사능 식품 오염 같은 주제들이 포괄적으로 탈핵운동에 담기게 되었다. 이와 같은 명칭과 개념의 변화는 전국적인 방사능 안전 급식조례 제정운동, 농수산물 에 대한 방사능 감시운동, 생활주변 방사능 우려, 고리 핵발전소 인근 해수담수화 설비 문제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기존 반핵운동의 폭을 더욱 폭넓게 만들었다.

이런 운동의 확대는 차일드 세이브 같은 주 부모임, 탈핵신문 같은 탈핵전문 언론사, 탈핵학교나 태양의 학교처럼 탈핵교육을 고 민하는 단체, 반핵의사회나 탈핵교수모임, 탈핵변호사모임 같은 전문가 모임, 천주교 탈핵연대 같은 종교조직 등 다양한 조직들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탈핵을 중심의제로 삼는 녹색당이 한국에서도 창당되었다.

2017년에 고리1호기가 2019년에는 월성1호기가 영구폐쇄되어 전세계적인 탈핵흐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폐쇄되는 핵발전소보다 더 큰 용량의 새로운 신고리 5,6호기 발전소가 계속 건설되고 있어서 한반도에서 핵발전소가 멈추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또 정부가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고준위 핵폐기장을 둘러싼 갈등이 언제 다시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